요즘 아이들을 보면 온갖 장난감, 영상, 교구로 하루 종일 ‘놀 거리’가 가득하죠.
그런데 손주를 봐주다 보면, 문득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어요.
“심심하다고 하면 어쩌지?”,
“장난감도 없고 TV도 잘 안 보여준다는데, 괜히 스트레스 받는 거 아닐까?”
그 걱정, 정말 공감돼요. 하지만 요즘 육아에서는 ‘심심함’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.
오히려 아이에게 굉장히 좋은 시간일 수 있답니다.
1. “심심해요!”는 성장의 시작점이에요
아이들이 “심심해”라고 말할 때, 꼭 무언가를 해줘야만 할까요?
사실 심심하다는 말은 아이의 뇌가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는 신호예요.
이때 어른이 바로 장난감이나 영상으로 그 심심함을 덮어버리면, 아이는 스스로 놀이를 찾아내는 기회를 잃게 돼요.
반대로 잠시 기다려주면, 아이는 주변을 둘러보고, 상상하고, 자기만의 놀이를 만들어가기 시작하죠.
이게 바로 창의력과 자율성의 씨앗이에요.
2. 조용한 시간이 아이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요
어른들도 그렇잖아요. 바쁘고 자극적인 것들 사이에 있다가, 문득 조용한 시간이 오면 생각도 깊어지고, 마음이 정리되곤 하죠.
아이에게도 마찬가지예요. 너무 많은 자극은 오히려 집중력을 해치고, 감정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어요.
심심한 시간 속에서 아이는 자기 내면을 바라보는 법, 스스로를 조절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워요.
특히 조부모님과 함께하는 조용한 산책, 책 읽기, 물끄러미 창밖 보기 같은 시간이 아이에겐 더없이 소중하답니다.
심심함을 놀이로 바꾸는 비법: ‘사물놀이’
3. 장난감이 없어도 아이는 무엇이든 놀이로 만들 수 있어요.
예를 들어, 플라스틱 병뚜껑을 모아 색깔별로 분류하기, 나무젓가락으로 ‘딱지집’ 만들기, 과일 껍질로 그림 그리기 같은 단순한 활동이 오히려 아이에겐 더 신기하고 재미있게 다가와요.
이걸 우리는 ‘사물놀이’라고 불러요.
할머니, 할아버지 손맛 나는 일상 속 물건들이 아이에겐 새로운 자극이자 창의력의 재료가 되는 거죠.
4. 아이는 ‘심심할 권리’가 있어요
부모가 아이에게 너무 많은 걸 해주면, 아이는 점점 스스로 뭔가를 해보려 하지 않게 돼요.
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아이에게 심심한 시간을 ‘선물’처럼 주는 부모들도 많아요.
아이에게 “네가 뭘 하고 싶은지 네가 찾아보렴”이라고 말해주는 시간,
그건 단순한 심심함이 아니라 자기 주도성, 창의성, 감정 조절력을 키워주는 아주 귀한 시간이랍니다.
심심하다고 해서 손주가 힘들어하는 건 아니에요.
오히려 그 안에서 스스로 세상을 탐험하고, 관계를 맺고, 생각하는 아이로 자라나고 있어요.
조부모님의 따뜻한 기다림과 믿음, 그리고 함께 있는 그 자체가 아이에겐 최고의 자극이고, 최고의 놀이예요.
그러니 다음에 손주가 “할머니, 할아버지~ 심심해요~”라고 말하면, 이렇게 답해보세요.
“그래? 그럼 뭐 재미있는 거 해볼까?”
혹은 그냥 웃으며 말없이 바라봐 주세요. 아이는 곧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갈 거예요.